지금처럼 교역이 활발하지 않았던 그 옛날,

한 남자가 집을 떠나 먼 이역 땅을 여행하고 있었다.

그는 어떤 작은 마을에 이르렀는데 목이 너무 말랐다.

마침 광장 한 쪽에서 붉게 반짝이는 과일을 파는 한 노점상을 발견하였다.

그는 얼른 달려가 말했다.

“ 이거 한바구니 모두 다 살게요 지금 너무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거든요”

상인은 아무 말 없이 붉은 과일 바구니를 내밀고 돈을 받았다.

과일 한 바구니를 송두리째 산 남자는 나무 그늘을 찾아 먹기 시작했다.

붉은 과일을 한입 덥석 베어 물자 입속에서 불이 났다. 눈물이 주루룩, 뺨을 타고 흘러 내렸다. 숨도 거의 쉴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눈물을 흘리며 헉헉대면서도 계속 그 붉은 과일을 꾸역꾸역 먹었다.

“당신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요?”

지나가던 마을 사람이 붉은 고추 한 바구니를 안고 눈물을 흘리며 먹는 나그네의 기괴한 행동에 호기심을 느껴 물었다.

“저는 이 과일이 맛있을 줄 알았어요! 그래서 한 바구니 다 샀죠”

“어~, 그건 과일이 아닌데요. 그건 매운 고추랍니다. 고추를 그렇게 많이 먹으면 속을 버릴텐데요!”

“그럴 것 같아요. 벌써 입안 뿐 아니라 뱃속까지 거북하지만 저는 이 과일을 다 먹어야 해요. 아까운 돈을 많이 치렀거든요!”

달고 시원한 과즙을 원해 비싼 값을 치른 과일, 그게 사실은 맵고 고통스러운 맛의 고추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도 우리는 매운 고추를 쉽게 포기 하지 못한다.

잘못과 실수를 인정하는 대신 차라리 자기 입과 영혼에 불이 붙어도 계속 고추를 먹는다.

<음악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