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리액션 점수는 몇 점입니까

광고회사의 회의는 일반회사 회의와는 성격이 달라서 내 것이 얼마만큼 다르고, 내 생각이 얼마만큼 창의적인지 겨뤄야 하는 전쟁터다. 듣는 사람의 리액션에 따라 내 아이디어가, 그리고 창의성이 죽어버리기도 하고 살아나기도 한다. 똑같은 설익은 아이디어라도 “어? 새롭고 독특한데. 그거 좋다. 발전시켜 보면 뭔가 나오겠어 ”라는 것과 “ 그건 좀 그런데... 뭐 다른건 없어?”라는 리액션의 차이가 아이디어의 명운을 좌우한다.

리액션은 조직 내 상하 관계에서도 중요하다. 복도에서 마주친 직원에게 “ 넥타이 컬러 좋은데? 무슨 좋은 일 있어?”라는 가벼운 리액션 한 마디는 어떠한 소통의 노력보다도 힘이 있다.

가장 좋은 리액션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는 것과 상대방이 진심으로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하는 것이다. 리액션은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훨씬 좋지만 상황에 따라 잘못된 리액션은 관계를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으니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생활 속에서의 리액션은 생명력을 갖고 있다. 웃음을, 분위기를, 아이디어를, 능력을, 그리고 관계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혹시 잘 안 풀리는 문제가 있다면,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또는 회사 생활이 지루하고 답답하다면 자신의  리액션과 주위의 리액션을 잘 살펴볼 일이다. 리액션에 답이 있다.

조선일보